“유치원 집단 식중독은 천재지변 아닌 인재”

도에서 지급한 과일은 고스란히 원장 차에… 다 시든 과일로 둔갑 / 방 닦은 걸레와 수건 동시에 빨아…비누, 화장지도 비치 안돼

이태호 기자 | 기사입력 2020/06/30 [18:52]

“유치원 집단 식중독은 천재지변 아닌 인재”

도에서 지급한 과일은 고스란히 원장 차에… 다 시든 과일로 둔갑 / 방 닦은 걸레와 수건 동시에 빨아…비누, 화장지도 비치 안돼

이태호 기자 | 입력 : 2020/06/30 [18:52]

▲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본지에 인터뷰를 요청한 전직 교사 A씨. 그는 이번 유치원 식중독 사태를 계기로 아동교육기관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태호 기자 kazxc4151@naver.com

 

 지난달 24일 상록구 A유치원의 집단 식중독에 대한 보도 이후, 1만 건이 넘는 조회수와 관련 제보들을 받던 중, 꼭 하고픈 말이 있다는 전직 아동교육기관 종사자 A씨의 메일을 받고 그를 시내 모처에서 만났다.
A씨는 이번 식중독 사태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그리고 그 기사의 작은 날개짓이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목격하며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 그의 입에서 나온 이번 사건에 대한 첫 마디는 “진작에 터졌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일이 이제야 터졌다”는 것이었다.


A씨는 불과 몇 달 전까지 13여년 간 아동 교육기관에서 근무해 온, 비록 전직이지만 내부고발자였다.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음식에서부터 전반적인 생활 환경의 위생은 물론이고 교사에 대한 처우와 공공물품의 횡령 등 너무나 지저분한 상황들을 목격했다며 아동교육기관 전반에 만연해 있는 ‘비리’의 면면을 폭로했다.


그 내용은 너무도 방대하고 충격적이었으며, 미처 전부 지면에 옮길 수 없어 이번 식중독과 관련 있는 식품과 생활 환경 위생에 대한 내용 위주로 기재함을 양해 바란다.


A씨는 기자에게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며 “이것이 아이들이 먹는 간식”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사진에는 아이들 10여명이 앉아있었으며, 간식이 놓인 식판에는 작은 귤이 1개씩도 아니고 2~3조각으로 나뉘어 마치 새 모이처럼 놓여있었다.
“아이들은 10명에 가까운데, 귤은 아이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게 지급됩니다. 하는 수 없이 어린 아이의 겨우 주먹크기 만한 귤을 분해해 나눠주어야 했습니다.”


그의 뒤이은 말은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매주 경기도에서 아이들에게 지급하라는 명목으로 최상급 과일을 보내줍니다. 그런데 그 과일들은 교사들이 보고 있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바로 원장의 차로 직행합니다. 그리곤 원장은 집에서 다 시들어 가는 과일을 바꾸어 원으로 가지고 옵니다.”


아이들을 위해 지급되는 과일을 원장들이 상태가 좋지 않은 과일로 바꿔치기 한다는 설명이었다. 도에서 보내주는 과일은 원에 도착한 이후 아이들에게 그대로 지급됐는지 여부를 따지지 않은 까닭에서다.


A씨가 마지막으로 다니던 기관을 그만두기 직전 벌어진 상황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아이들이 씻는 화장실에 비누가 전혀 비치되어 있지 않았으며, 용변을 보고 뒤처리를 하기 위한 화장지 역시 준비되지 않았다는, 믿어지지 않는 상황을 아이에게 들은 학부모가 원을 찾았을 때, 부랴부랴 원에서 준비한 것은 채 포장도 뜯기지 않은 채 각 층마다 비치된 거품비누였다.


“아이들의 위생, 건강에 직결되는 비누와 화장지를 전혀 지급받지 못했다면 믿으시겠어요?”


또한 그가 근무하던 기관에서는 방을 닦는 걸레와 아이들이 얼굴을 씻는 수건을 같은 세탁기에 넣고 빨았으며, 아이들이 쓰는 수건은 차마 아이들에게 내밀 수 없는 상태여서 자신이 집에서 직접 가지고 와 아이들에게 사용하게 했다고.


A씨가 직접 겪은 일은 아니지만, 타 기관에서 근무하던 동료 교사는 지난 2월 정부에서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아이들과 교사의 수 만큼 지급된 마스크를 각 반별, 교사별로 개수대로 나누어놓았다는 이유로 원장에게 “이 곳에 있는 모든 물건은 다 내껀데 니가 왜 이걸 나눠주려하느냐?”하는 핀잔과 함께 모욕적인 언행을 들었다. 결국 그 교사 역시 해당 기관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고.


A씨는 기관 내의 사정을 학부모에게 알렸다는 이유로 권고 사직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그는 그 내용을 타 기관의 면접을 보는 자리에서 원장을 통해 듣게 된다.


“면접 자리에서 해당 원장이 제가 전에 있었던 곳에서 벌어진 일들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때 알았죠. 원장들이 블랙리스트를 공유한다는 것을”


그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내부고발이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누구도, 어떤 교사도 총대를 매려 하지 못할 것이라고 호소한다. 그리고 급식 문제, 위생 문제 등이 터졌을 때 원장들이 이를 모른다는 것은 오히려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더욱 큰 처벌을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마지막으로 “최저시급에 가까운 박봉의 급여를 받으며 아이들과 마주하는 최전선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은 이번 사태에 절대 놀라지 않았습니다. 이번 식중독 사태는 절대 해당 유치원이 운이 없는 것이 아닌, 인재입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동교육기관의 식품 위생 뿐 아니라 생활 위생까지도 전수 조사해 아이들을 위한 보다 나은 환경이 만들어 지기를 바랍니다” 라는 바람을 전했다.


A씨의 폭로를 채 반의 반도 지면에 옮기지 못했다. 그리고 A씨의 분노 역시 채 십분의 1도 옮겨적지 못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총 망라한 아동교육기관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 예정된 날에 약속해 방문하는 것이 아닌, 암행 어사와 같은 불시 점검이 꼭 필요해 보인다.

제대로된 검사가 필요합니다.. 달알몽 20/07/01 [12:22] 수정 삭제
  작년에 저희 아이가 자주 아프고..해서 아직 어려서 면연력이 약해서 그런가 했습니다. 그런데 원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가서 확인해보니 쌀은 3년넘은 묵은쌀을 쓰고 있었고 생선까스, 오리고기, 돼지고기 앞다리살등 냉공고에 3개월은 지난 식자재들이 있었습니다. 그뿐아니라 위생도 엉망이였습니다. 이런곳에 아이를 맡겼다는 생각에 속에서 천불이 올라오더라고요.. 일년에 주기를 두고 불시에 철저한 식품위생점검과 씨씨티비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햄버거병 같은 무서운일들이 생기기전에 예방되었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돈이 아닙니다! 믿을사람없다. 20/07/01 [14:28] 수정 삭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써 참..믿을곳이 없다라는 생각도 들고 믿어서는 안된다라 생각이드네요. 정부에서 지원금은 많이 나오는데 아이들한테 순수하게 씌어지는게 정말 얼마나 있을지.. 아이가 방학에 살이 올랐다가 원에만갔다오면 살이 빠져오고 2주에 한번꼴로 입원하고 이상하다했네요.. 다른곳으로 옮기고 나니 병원가는일도 없고..왜그런지 말안해도 알거같네요.. 어머니~~~~이말이 제일 가증스럽고 무서운말이라는거 또 한번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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